<시사저널>을 제 자리로

우리 사회의 공룡이 되어버린 삼성그룹에 관련된 기사로 야기된 <시사저널> 사태가 지난 5일 기자들의 파업에 이어 22일의 직장폐쇄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전개 과정에서 <시사저널> 금창태 사장이 보여준 오만과 독선은 우리를 분노케 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시사저널>은 창간 이후 우리 사회의 주간지 문화의 품격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해 왔다. 지난 십수년 동안 <시사저널>은 중립적이고 공평한 입장에서 “권력 금력 종교 등의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사실과 진실을 밝혀” 왔었다. 또한 <시사저널>은 따뜻한 시각으로 우리사회의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배려해 왔었다. <시사저널>의 이러한  자리 매김은 그 동안 현장에서 “어떠한 성역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불굴의 탐사정신”과 시사저널의 “온갖 상처와 모욕을 견디며 자립경영과 편집권 보장”을 지켜온 기자들과 편집국의 노력과 용기에 기인한 것임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다.



<시사저널>의 삼성관련기사는 사실에 근거한 현장취재와 치열한 편집회의를 거쳐 작성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금창태 사장이 편집인의 권한(?)으로 편집국의 동의 없이 인쇄 중인 기사를 빼냈다는 소식에 우리가 진정 소득 2만불의 민주화된 국가에 살고 있는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를 항의하는 기자들을 징계하고 “편집권은 편집인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근대적이고 독선적인 금창태 사장의 아집이다.



“편집권은 편집인의 것”이라는 금창태 사장의 인식은 “내 돈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천민자본주의의 병폐를 판박이 하는 모습이다. 이는 언론인으로서의 품격이라는 자질을 논하기 부끄러운 수준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민주적 사회양식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언론의 편집권은 독자들의 알 권리를 염두에 두고 상식의 테두리 안에서 행사될 때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편집인으로서의 권한을 자신의 이해관계의 틀 내에서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독자 더 나아가서는 독자의 추상적인 실체인 시민을 가벼이 여기는 오만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 번 <시사저널> 문제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본질적인 문제를 가장 경계하는 바이다. 자본의 언론장악 시도에 대해서 언론 스스로가 알아서 기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언론이 과연 언론다울 수 있을지 우려된다. 기자가 재벌이 감추고자 하는 부분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것이 어려워지면 “사회의 목탁”으로서의 언론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이제 <시사저널>의 문제는 더 이상 <시사저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의 <시사저널> 문제는 민주사회의 근간이 되는 언론의 독립성이 침해되는 가공스러운 행태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스럽게 된 언론이 이제 자본권력에 스스로 예속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 가장 우려스러운 사태인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훼손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방관하고 침묵할 수는 없다.



이에 <시사저널>사태를 우려하는 우리 아주대학교 교수들은 <시사저널>의 편집권 독립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기자들에게 성원을 보내며, 이들의 이러한 노력이 “자본으로부터의 언론독립”에 이르는 디딤돌이 되고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금창태 사장은 하루라도 빨리 <시사저널>을 제 자리로 환원하라.

2007년 1월 24일

<시사저널>사태를 우려하는 아주대학교 교수들

김철환(사회과학부), 김영래(사회과학부), 김혜숙(사회과학부),

김준한(사회과학부), 강명구(사회과학부), 이경호(사회과학부),

김완석(사회과학부), 안재흥(사회과학부), 이선이(사회과학부),

김흥식(사회과학부), 신희천(사회과학부), 김서용(사회과학부),

김경일(사회과학부), 노명우(사회과학부), 오동석(법학부), 정태욱(법학부),

김봉철(인문학부), 문승재(인문학부), 조성을(인문학부), 한호(인문학부),

고광윤(자연과학부), 이순일(자연과학부), 윤호섭(자연과학부),

이상민(자연과학부), 박상규(자연과학부), 이일영(의학부), 정영기(의학부),

배기수(의학부), 이재호(의학부), 김욱환(의학부), 김상배(전자공학부),

이상혁(명예교수), 김기현(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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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30 16:25 2007/01/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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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빛에이드 2007/01/30 16:4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주대 교수님들이 저런 성명을 발표해주셨네요. 저 또한 시사저널의 변질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난데 아무쪼록 잘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2. 빛살돌이 2007/02/07 16: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하지만 우리 공대는 없다는거 ㅋㅋㅋㅋㅋ 아 진짜 공대 ㅋㅋ

  3. 김규록 2007/02/13 19:1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아주대 교수님들 정말 많이 좋아졌군.
    10여년전에는 전혀 안 그랬는데. 다른 학교 교수님들 전부 시국성명 발표할 때 우리학교 교수님들은 한 분도 없으셨는데.